광주시립교향악단

“합창과 발레,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진 대규모 총체극 ‘카르미나 부라나’를 선보일 겁니다. 광주에서 이 같은 협연으로 ‘카르미나 부라나’를 무대에 올리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죠. 이들이 빚어내는 역동적인 하모니를 접하는 순간 ‘최고의 음악극’이 주는 짜릿함을 느끼게 될 겁니다.”

임한귀 광주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가 올 가을을 여는 음악회 곡으로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를 선택한 이유다. 역동적이고 리듬의 변화가 심해 지휘하기는 까다롭지만, 합창으로 우러나는 웅장함은 감동 그 자체다.

‘카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는 중세 유랑 탁발승이나 음유시인들이 도덕, 사랑, 유희 등을 노래한 세속시가집에서 비롯됐다. 이 시가집은 지난 1803년 독일 바이에른 지방의 베네딕트 보이렌 수도원에서 발견됐는데, 이후 20세기 독일 작곡가 칼 오르프(Carl Orff·1895-1982)가 새롭게 창조했다. 전체 250곡 중 25개 가사를 칼 오르프가 발췌해 3부작의 칸타타(성악곡)로 지었다. 193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초연됐고, 칼 오르프를 일약 세계적인 작곡가 반열에 올려놓은 역작이다. 서곡 2곡, 1부 ‘봄의 노래’(3-10곡), 2부 ‘주막에서’(11-14곡), 3부 ‘사랑 이야기’(15-24곡)로 짜여 있다. 마지막 25곡에서는 서곡 제1곡이 반복된다. 기쁨과 슬픔, 울분과 성스러움 등 운명의 수레바퀴와도 같은 인생사의 흥망성쇠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특히 서곡 제1곡 ‘오 운명의 여신이여(O Fortuna)’는 존 부어맨 감독의 영화 ‘엑스칼리버’의 배경음악으로 쓰이며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웅장하고 장쾌한 사운드로 수많은 광고와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자주 등장할 정도로 익숙한 곡이다. 모든 인간을 복종시키는 운명의 가혹함과 힘을 장엄하게 표현한다.

임한귀 지휘자는 “지역민과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올 가을 최고의 음악극을 선보이기 위해 합창과 발레, 오케스트라를 총동원, 화려하고 아름다운 총체극을 준비했다”며 “이번 ‘카르미나 부라나’ 무대는 광주시립예술단의 모든 역량을 담아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무대에는 광주시립합창단을 비롯한 광주시립교향악단, 광주시립무용단,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 등 광주시립예술단 4개 단체와 국립합창단(예술감독 구천)이 함께한다. 현대적인 클래식 합창의 웅장함을 발판 삼아 시립교향악단의 오케스트라 반주와 시립무용단의 발레가 한 자리에서 어우러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국내 최정상급 성악가인 소프라노 박미자, 테너 진성원, 바리톤 염경묵이 독창자로 출연, 공연의 완성도를 더할 예정이다.

광주문화예술회관이 주최하고 광주시립합창단이 주관한 이번 ‘카르미나 부라나’ 공연은 오는 10일 오후 7시30분 광주문예회관 대극장에 오른다. 문의는 시립합창단(062-613-8245).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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