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서관은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해 함께 배우고 나누는 공동체인 만큼 보다 많은 곳에 개설돼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광주지역 최초의 어린이 전문 민간 도서관인 ‘아이숲 어린이도서관’ 정봉남(42) 관장은 “작은 도서관을 운영해 보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지만 인적 자원과 운영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이숲 어린이도서관은 동화를 공부하는 엄마들이 주체가 돼 지난 2007년 12월 서구 풍암동에 문을 열었다. 집에서 가깝고 아이들이 믿고 다닐만한 데다 좋은 책도 접하고 또래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곳을 고민한 결과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성금으로 건립 기금을 만들어 공간을 임대하고 책을 모았다. 자원 봉사자만 50명에 이르며 10개 나라 30여명의 다문화 가정 엄마들도 한가족이 돼 모임을 꾸려나가고 있을 정도로 활성화되고 있다.
보유 장서는 1천100권에서 출발해 현재 4천권까지 확보했다. 가능하면 아이들에게 양질의 도서를 제공하기 위해 신간 중심으로 구입했고 전체의 20%는 청소년과 어른 대상 도서로 주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숲 어린이도서관은 책을 읽고 빌려주는 것과 함께 다양한 지역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이와 부모가 참여하는 책놀이터 활동과 빛그림 공연 등이 그것이다. 지난달 26일 공연과 전시, 놀이, 체험 등이 한데 어우러진 제1회 빛고을 어린이 책잔치에도 1천500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정 관장은 “동네에 작은 도서관이 들어서면서 책읽는 문화가 폭넓게 형성된 것은 물론 주민 사랑방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생태와 문화, 교육 등을 다같이 고민하는 등 스스로 참여해 동네를 바꾸고 뭔가를 만드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점이 눈에 띄는 성과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없이 민간이 운영하는 만큼 역시 재정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주민들의 후원금에 기댈 수 밖에 없어 매달 150만원에서 200만원가량 드는 운영비 충당도 수월치 않은 형편이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 풍암동 다일교회에서 엄마들이 직접 밥하고 김치를 담궈 ‘하루밥집’을 운영할 계획이다.
당장 겨울나기를 위한 바닥난방 공사와 프로그램실 마련 등 당면 과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 관장은 “본래 작은 도서관이 국가 지원사업이지만 민간이 운영하는 곳은 법적 지원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소외되고 있다”며 “내용은 민간이 채우고 시설 지원 등은 지자체가 맡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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