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사회단체협의회가 마련한 중·고등학생 교복 나눔 행사가 지난달 24일 북구청 대회실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교복 700여점이 판매·교환 됐으며 수익금은 전액 불우이웃 성금으로 기탁됐다.

2007년 12월, 1만2천547㎘의 거대한 기름이 태안 앞바다를 시꺼멓게 뒤덮었다. 온 세계를 놀라게 한 ‘서해안 기름유출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아무도 태안이 다시 일어서게 될 줄 몰랐다. 그러나 사건이 일어난 후 인터넷을 중심으로 기름 제거 자원봉사활동 붐이 일어났고, 너도나도 바다를 살리기 위해 태안으로 모여들었다. 누구의 강요도 없었고, 보수도 없었지만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기름 냄새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바위, 돌 틈틈이 낀 검은 기름때를 닦아냈다. 바로 자원봉사활동가들이 이뤄낸 ‘태안의 기적’이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사회 전체와 그 구성원들의 이익·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자신의 능력과 시간을 제공하는 ‘자원봉사활동’의 중요성이 나날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능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자주 발생하면서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은 사회조직을 유지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존재가 되고 있다.

광주 남구청은 지난 1월, 관내 독거노인들에게 연탄 2천여 장을 직접 배달했다.

광주시에는 동구, 서구, 남구, 북구, 광산구 등 5개 자원봉사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동구자원봉사센터’는 1998년 12월 개소, ‘참다운 자원봉사로 더불어 사는 행복한 동구 건설’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지역의 자원봉사 참여 문화 확산을 위해 힘쓰고 있다.
동구자원봉사센터는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전국의 232개 자원봉사센터를 대상으로 시스템 구축, 운영 관리, 봉사프로그램, 사업 추진 등 4개 분야를 심사한 결과, 시스템 구축 및 사업 추진 분야에서 최고 점수를 기록, 고른 점수를 받아 최우수기관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올해 봄에는 조선대학교 무용학과 학생들과 함께, 선·후배 만남의 자리인 M.T 대신 김치를 담궈 지역 경로당 40곳에 사랑의 손길을 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1997년 8월 설립된 ‘서구 자원봉사센터’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광주기독교청년회유지재단(YMCA)에서 위탁 운영돼 오다, 광주시의 설립허가를 받아 지난 1월에 ‘(사)서구자원봉사센터’로 정식 개소했다.
서구자원봉사센터에서는 ‘자원봉사자 교육’ ‘전문자원봉사단 관리 및 연대사업’ ‘장애체험 및 장애인권리 옹호 캠페’ ‘다문화 가정 자녀 체험활동’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001년 7월에 문을 연 ‘남구자원봉사센터’는 2003년 6월 ‘효사랑 나눔의 샘터’를 개소, 특히 어르신들을 위해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남구자원봉사센터 소속 회원들은 경로당이나 독거노인을 찾아 발마사지, 이미용, 수지침 등으로 어르신들을 위로하고 있다.
‘북구종합자원봉사센터’는 전국 최초로 1997년 사단법인으로 설립,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나눔과 참여의 자원봉사 활동을 활성화해 지역 사회의 변화와 지역 공동체 실현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00년 4월 개소한 ‘광산구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자의 수요처와 공급처를 연계, 조정·관리하며 지역사회 공동체 조성 건설에 기여하고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대변하듯 사회 지도층도 자원봉사를 위해 두 팔을 걷고 나섰다.
북구종합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광주지역 국회의원, 구청장 등 인사들이 오는 12월까지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참여의사를 밝힌 인사들은 송광운 북구청장, 강기정·김재균 민주당 국회의원, 조호권 광주시의원, 신수정·김태훈 북구의원, 김병선 광주지방기상청장 등. 센터는 계속해 유명인사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센터 관계자는 “함께 사는 밝은 세상을 만들려면 자신의 힘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려는 봉사정신이 필요하다”며 “이번 자원봉사 릴레이로 많은 주민이 자원봉사에 관심을 끌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외된 이웃을 찾아 공연을 열어 사랑을 전하는 봉사단체들도 눈길을 끈다.
17년째 노래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사랑 실은 노래봉사단’(단장 김효중)은 지난 1993년 지역의 내로라하는 노래자랑 대회에서 입상한 이들이 중심이 돼 만들어졌다. 공무원, 회사원, 주부, 교사 학생 등 직업도 나이도 다양한 회원 130명이 양로원, 재활원 등을 돌며 공연 선물을 선사하고 있다. 그렇게 마련된 공연 횟수만도 무려 400회가 넘었다.
여성 성악가들도 아름다운 목소리로 사랑 나누기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창단된 ‘한소리회’(대표 박미애·광주대 교수)는 서울·부산·광주·전남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 여성 성악가들로 구성됐다. 특히 지난 2006년부터는 독거노인, 저소득층 자녀 등 소외계층을 찾아 무대를 마련했으며, 올 해에도 ‘행복과 기쁨의 노래 한마당’이라는 문패를 내걸고 광주를 비롯해 서울, 전남·북, 경북 등에서 공연을 열었다. 노인복지센터, 요양원, 복지관, 재활원 등을 돌며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곡들을 들려주는 이들은 정기공연과 소외계층을 위한 순회공연, 해외 교민을 위한 초청공연 등을 열어 음악으로 사랑의 향기를 전하고 있다.

‘티끌’을 모아 만든 ‘태산’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100원회’는 이 지역의 대표적인 자원봉사활동 단체.

시영종합사회복지관은 서울시 공동모금회와 BC카드사의 지원으로,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식사 한 끼를 제공하는 ‘빨간밥차’를 운영하고 있다.

공무원 출신인 김희만(62)씨는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해 1999년 회원 10여명을 모아 ‘100원회’를 만들었다. 52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100원회’는 회원들이 매일 100원씩 모아 장학금 등을 지급하고 있다. 생활정보지에 ‘하루 100원으로 불우이웃을 도울 분을 찾는다’는 한줄짜리 광고를 보고 모인 회원들은 첫 해에만 370만원을 모금하는 ‘100원의 기적’을 낳았고, 2002년부터는 연간 1천만원이 넘는 돈이 모이면서 중·고생과 대학생 등에게 장학금까지 지급하게 됐다.
100원회는 올해까지 742명의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1억155만원의 장학금을, 불우이웃의 의료비와 생활비 등으로는 1천300여만원을 지원했다.
100원회의 따뜻한 사연이 전국으로 퍼지면서 현재는 초등학생부터 85세 할머니까지 전국 각지에서 회원도 650여명으로 늘어났다.
김회장은 “일회성이나 전시성이 아닌, 이런 풀뿌리 기부문화가 우리 모두에게 전파된다면 한 사람이 100원씩만 아껴도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학자들은 21세기에는 자원봉사의 사회적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피터 드러커 교수는 “21세기에는 자원봉사가 최고는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인류의 미래 활동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일본·유럽의 경우, 국가의 복지기능을 축소하는 대신 민간의 자원봉사활동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
우리나라 역시 자원봉사활동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하고, 자원봉사활동을 진흥하며 행복한 공동체 건설을 위해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을 제정, 지난 2006년 2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시행 3년째이지만 아직도 나아갈 길은 멀다.
지난달 서울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자원봉사활동기본법 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한국자원봉사학회 최일섭 회장은 “자원봉사활동에 관한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국무총리 산하의 ‘자원봉사진흥위원회’가 설립돼 있지만, 유명무실하며, 관계부처들의 업무 협의나 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원봉사진흥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하고, 법정단체인 한국자원봉사협의회를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자원봉사센터중앙회’ 김준목 회장은 자원봉사활동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는 시점에서, 전 국민적인 자원봉사활동을 장려하고, 자원봉사기관단체들의 운영과 전문자원봉사관리자들의 육성을 위해 자원봉사공동모금회 설립을 주장했다. /특별취재팀


특별취재팀
▲김명식 사회부 부장대우
▲김태진 정치부 차장
▲정다운 문화여성부 기자
▲김애리 사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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