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최초의 민간 어린이도서관으로 지난 2007년 12월 서구 풍암동에 문을 연 아이숲 어린이도서관은 아이와 부모, 동네 주민이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어린이도서연구회가 지난해 12월 북구 오치2동에 마련한 ‘책돌이 도서관’ 역시 주민들의 지원 속에 운영되고 있다.
작은 도서관은 시민들이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아파트 단지 등 주택가 인근에 100-300㎡ 규모로 들어서고 있다.
지난 2007년 서구 풍암동에 문을 연 ‘아이숲 어린이도서관’은 광주지역 최초의 민간 어린이도서관이다.
어린이용 책 1천100여권으로 시작했으나 2년이 가까워지면서 보유 장서가 4천권에 이를 정도로 규모를 갖춰가고 있다. 주민들의 ‘십시일반’ 정성이 한데 모인 까닭이다. 개관 이후 ‘문학기행’ ‘어린이 책잔치’ ‘다문화 다함께 배움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빛그림공연, 그림자극 워크숍 등도 운영중이다.
북구 용봉동 ‘바람개비 어린이도서관’은 아이숲 어린이도서관에 이어 지난해 12월 두 번째로 개관한 광주시민센터 부설 민간 도서관이다. 개관 준비과정부터 주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도서관 엄마학교를 열었으며 후원 기금 마련을 위한 건립위원 모집활동도 활발하게 펼쳤다. ‘발도로프 미술교실’ 등 책과 함께 하는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펼치고 있다.
어린이도서연구회가 지난해 12월 북구 오치2동에 마련한 ‘책돌이 도서관’은 6천권이 넘는 책을 보유하고 있다. ‘빛그림 상영회’와 ‘도란도란 칼라믹스’, ‘소곤소곤 종이접기’ 등 책과 친해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아이숲 어린이도서관이 지난달 26일 연 제1회 빛고을 어린이 책잔치 모습.

남구 월산4동에 위치한 ‘통통책방’은 청소년들이 직접 운영하는 동네 책방이다. ‘통하는 사람들의 통하는 이야기’라는 의미의 이 곳은 청소년전용 지역아동센터인 1318 해피존 ‘인디고 아이들’이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돌봄공간, 주민들의 문화사랑방으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었다.
책방은 어르신들이 많은 마을 특성을 감안해 문화 소통의 공간으로도 운영된다. 추억의 영화 상영과 공예 수업도 병행해 모두가 모여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자리다.
작은 도서관으로 가장 크게 주목받는 지자체는 순천시다. 무려 40여곳으로 순천시 인구 7천명당 1개꼴이다. 이는 세계도서관협회가 선진국형 도서관 기준치로 제시한 4만5천명당 1개의 6배가 넘는 것이다. 면적 67㎡ 이상의 작은 도서관들은 평균 3천여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민들이 실제로 대출할 수 있는 책은 54만권이나 된다. 시립도서관 등 공공도서관과 작은 도서관들이 통합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시민들은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대로 책을 빌릴 수 있어서다.
경남 김해시도 24개의 작은 도서관을 보유하고 있다. 도서관별 소장도서는 3천-1만여권이지만 공공도서관과의 통합데이터베이스 구축으로 실제 도서는 45만권에 이른다. 김해지역은 작은 도서관과 별도로 30곳에 달하는 초미니 도서관이 눈에 띈다. 공원 화장실과 경찰서 유치장에도 200-300권의 책이 비치돼 있을 정도다.
시내 버스정류장에 마련된 ‘참 작은 도서관’도 7곳이나 된다. 승객들이 버스를 타고 가면서 읽을 수 있도록 했으며 책은 아무 도서관에나 반납하면 되는 등 생활속 책 읽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순천시는 작은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도서관 운영자 배치 및 보조금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김해시는 같은 해 6월 매달 200만여원의 운영비를 지원할 수 있는 조례를 만들었다.
이를 벤치마킹해 광주 북구의회도 관련 조례를 마련했다. 조례에는 북구 관내 26개 동의 공공시설에 최소 82㎡의 공간에 3천권이상의 장서, 15개 이상의 열람석을 갖추도록 명시됐다. 작은 도서관은 주민들의 접근이 가장 편리한 시설에 들어서 어린이와 노인, 장애인 등의 이용이 쉬워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에 따라 구청은 작은 도서관 설립 및 확대, 운영에 관한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자원봉사단 조직과 운영인력에 대한 직무교육을 연 1회 이상 실시해야 한다.

어린이도서연구회가 지난해 12월 북구 오치2동에 마련한 ‘책돌이 도서관’ 역시 주민들의 지원 속에 운영되고 있다.

현재 광주지역 공공도서관은 모두 16개로 시립도서관인 무등·사직·산수도서관 3개, 구립인 계림꿈나무·서구공공·북구일곡도서관 등 8개, 교육청 소관인 중앙·학생교육문화회관 등 5개다. 이는 인구대비로 8만8천명당 1개꼴이어서 독일(7천명), 영국·프랑스(1만명) 등 선진국에 훨씬 뒤지는 것이다. 누구나 책을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이 늘어나야 하는 이유다.
이 곳은 주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어 참여와 교감의 장이자 주민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주민공동체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은 도서관이 장서 확보와 운영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서관법에 따라 작은 도서관도 지원할 수 있지만 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운영하는 곳 외에 민간 도서관에 예산을 지원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결국 지자체의 조례 제정 등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관건인 셈이다.
또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민관이 머리를 맞대는 것도 필요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마포구로 구청이 마을문고 형태로 운영되던 주민센터 도서관 3곳을 리모델링했고 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에 위탁·운영하도록 했다. 시설은 구에서 지원하고 전문성 등 운영 노하우는 민간에 맡긴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이 확산돼 작은 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은 물론이다.
정봉남 아이숲 어린이도서관장은 “작은 도서관들이 단순 책 대출이나 열람 업무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걸어서 10분이면 찾아가는 문화공간이 확장될 수 있도록 시민들은 물론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지역민 십시일반 장서 확보 운영비 마련 나서
다양한 프로그램 통해 참여 교류 활성화 눈길
지자체 도서관 조례제정 등 지원 근거 마련 힘써야 민간 어린이 전용 도서관 잇따라 순천·김해지역 선진 운영 눈길 상생발전 위한 민·관 협력 모색을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공간으로 인식돼 온 도서관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규모가 작아지는 대신 집에서 걸어 1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주민 밀착형이 늘어나는 데다 다양한 문화프로그램까지 운영해 ‘문화사랑방’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등을 위한 전용도서관이 속속 들어서 다양화·전문화되는 것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김명식 사회부 부장대우
▲김태진 정치부 차장
▲정다운 문화여성부 기자
▲김애리 사진부 기자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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