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사기의 표적이 젊은 층을 노리는 AI 금융사기로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중장년층이 주요 피해자였지만 이제는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 같은 젊은 세대가 중심이 되고 있다.

이른바 ‘AI 사기 시대’다. 이들의 교묘한 수법으로 진화한 것은 가족의 목소리를 모사한 인공지능 음성, 유명인의 얼굴을 합성한 영상이 실제처럼 유포되며 피해자를 속이는 수법이다. 과거에는 ‘음성 사기’였다면 이제는 ‘시각과 감정까지 속이는 종합 디지털 범죄’로 발전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신종 사기의 주요 피해자가 금융 이해력이 낮은 청년층이라는 점이다. 사회 경험이 적고 빠른 수익이나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심리가 사기범의 주된 표적이 되고 있다.

젊은 세대가 이런 AI 금융사기에 취약한 이유를 분석해보면 먼저 디지털 기기에는 익숙하지만, 금융 문해력은 낮은점과 ‘나도 한 번에 큰돈을 벌어보자’라는 조급함이 ‘리딩방’과 ‘가짜 투자 플랫폼’의 미끼가 된다는 점이다. 또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악용하는 로맨스 스캠이 급증하는 등 신뢰와 감정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휴대전화 문자 링크나 투자 제안은 반드시 출처를 확인하고 ‘급한 송금’ 요청은 가족 본인에게 직접 통화해 보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아울러 대학과 기업도 청년 대상 금융 문해력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우듯 ‘디지털 금융 방어력’ 또한 필수 생존능력이 된 시대이기 때문이다.

대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단순한 홍보나 경고를 넘어 AI 탐지 기반의 사기 모니터링 시스템, 피해 계좌 즉시 지급정지, 피해금 환급 절차 간소화 같은 실질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본격적으로 AI시대가 도래한 만큼 SNS·메신저 기반 범죄는 기술과 제도는 반드시 한 몸이 돼야 앞으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재복·고흥경찰서 대서파출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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