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호남발전특별위원회가 보고서를 통해 가칭 ‘지방정부 재정강화법’의 제정을 건의했다. 지난 20년간 동결된 내국세의 19.24%인 지방교부세율을 27%로 올리는 게 골자다. 국세(부가가치세)의 일부를 떼어주는 지방소비세 배분도 중앙 대 지방 7.5 대 2.5에서 5.5 대 4.5로 조정해 달라고 했다.

경제성(B/C) 분석 위주의 현행 예비타당성조사에 대해서도 총사업비 500억원(국비 300억원) 기준에서 1천500억원(국비 900억원)으로 3배 상향하고, 비수도권 및 인구소멸지역에 대해선 면제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제도 개선책을 내놓았다. 특위는 AI영재고 설립, 국립의대 신설, 광주-나주 광역철도 등 광주 26개, 전남 35개를 포함해 총 110개 과제를 제안하면서 지자체의 재원 확보를 위한 대대적인 개혁안을 아울러 제시했다. 물론 당론 채택을 요청한 사항이고 정청래 대표가 실행 의지를 보이며 화답했지만 포퓰리즘으로 규정한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대하는 등 난관이 만만찮다.

호남에 대한 특별한 보상은 지극히 당연하다. 5·18민주화 운동으로 수많은 피를 흘렸으며, 12·3 비상계엄을 극복하고 민주정부를 수립한 원동력이 됐다. 특별한 희생에 상응하는 국가적 책임이 그것이다. 게다가 민주주의를 지켜낸 헌신에도 지금껏 차별과 홀대의 대명사로 계속 낙후돼왔다. 시대적 과제인 국토균형발전을 실현할 단초라는 의미까지 더해지는 셈이다. 수도권 집중 현상을 타개하고 위축된 비수도권의 활력을 도모해야 한다는데 정치권에서도 이견이 없는 것이다. 특히 소멸 위험이 두드러지는 호남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의 필요성이야말로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특위가 지역 현안에 대해 단순 나열에 그치지 않고 정부 예산과 정책, 법안으로 반영되도록 적극 요구한 배경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방정부 재정강화법은 꼭 제정돼야 한다. 호남을 ‘표나게’ 챙길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했고, 민주당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국회 내 다수 의석을 점유한 집권여당이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지역을 살리기 위한 지방교부·소비세율 인상, 예타 기준 금액 상향 등은 한두해 나온 얘기가 아니다. 이번엔 기필코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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