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4(목)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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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비행기 회사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United Airlines)이 최근 파산절차를 밟았다. 대규모 비행기 회사가 파산하면 종업원들은 물론이고 경제 각 부문에 깔려있는 관련산업 또한 도산을 면치 못하게 되어 불황을 더 심화시키며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 예상되지만 미국정부는 유나이티드 사의 구원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 이유는 이 항공회사는 정부의 임시지원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본질에 대한 중요한 가르침과 함께 기업운영에서 부단한 효율성 향상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해 준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종업원 8만명(이중 조종사 수만 8,600명), 보유 비행기 대수 630대 그리고 국내주요 도시인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덴버, LA, 워싱턴 D.C.를 거점으로 미국내 여객 수요의 20%를 카버할 뿐 아니라 아시아에서는 동경 그리고 유럽은 런던을 중심으로 항공 서비스를 제공해 온 세계 항공업계의 대표적인 비행기 회사다.
돌이켜 보면 UA의 비극의 씨는 이미 1994년에 뿌려졌었지만 최근까지는 그 실체가 감추어져 있었을 뿐이었다.
그해에 종업원 주주제도를 도입하고 회사주식의 55%를 종업원 소유체제로 바꾼다는 중대한 경영방침을 발표 극소수의 회의론자를 제외하고는 회사 내외를 막론하고 대찬성이었다. UA 여 승무원 가슴에 회사의 주인임을 알리는 표찰을 달고 높은 자부심으로 근무하는 듯 하여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특히 1990년대 후반에 맞이한 호경기는 UA뿐 아니라 많은 거대 회사들의 방만한 경영상의 허물을 감추고도 남았다.
심각한 문제들이 경제가 어려워지면 불거진다는 사실은 경제의 기본법칙이지만 흥청거리는 시절에는 전혀 모른다.
아무리 좋은 경영방침도 운영을 잘못하면 그 취지와 정신에서 빗나가기 시작하고 결국 독이 되어 그 기업자체를 파산으로 몰아 부친다.
종업원 주주제도는 자기회사에서 일하는 만큼 애사심으로 봉급도 경쟁회사보다 덜 받으면서 근무시간은 오히려 더 길게 하여 회사가 큰 이익을 내면 그 과일은 자동적으로 종업원들 손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이겠다. 그러나 이런 취지와는 반대로 '우리회사인데 일을 덜하면서 봉급은 많이 받자'는 식으로 나갔을 때 그 결과는 뻔한 일이다.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한 달에 80시간 밖에 근무하지 않는 조종사들의 연봉이 20만 달러를 넘는등 봉급 올리기 경쟁이 벌어졌지만 그들이 회사주인들인 판에 제동을 걸 사람이 없었다. 고용사장이던 굿윈(Goodwin)이 조종사들의 임금 인상률이 25%가 넘자 '이러 다가는 회사가 거덜난다'고 경고했다가 쫓겨났으니 끝장이 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다른 항공사들도 UA에 상응하는 고 임금을 지불하지 않고는 직원을 채용할 수가 없는 상황에 이르러 업계 전체를 곤경에 빠뜨리게 만들었음은 물론이다.
UA 직원들의 단견은 종업원들은 정년퇴직 하거나 회사를 그만둘 때만 보유 주식을 시장에 매각할 수 있다는 계약상의 중요한 조항을 무시하고 임금인상 요구를 관철시킨 점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팔 수 없는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는 쓸 수 없는 돈을 가지고 있다는 공허한 말처럼 소유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의미와 동일하다. 주당 평균 45달러씩에 사들였던 종업원들이 자신들의 투자에 그토록 눈 멀 수가 있을가? 그들의 월급을 도저히 회사의 흑자운영이 불가능할 만큼 올려놓았을 때 주식시장에서 그런 사실을 눈감고 있을 리가 없다. 주식가격이 내리고 있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팔 수 없는 주식을 갖고 있었던 종업원들은 매각할 수가 없었으니 눈앞에서 주식가격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자사의 비극 앞에 종업원 장본인 말고는 아무도 탓할 사람이 없다.
최근 주식가격은 1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른 항공사들도 인건비의 대폭 삭감 없이는 낮은 인건비 항공사로 유명한 사우스웨스트(Southwest)나 제트 블루(Jet Blue)를 제외하면 앞으로 살아남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UA 파산신청은 아직도 가족지배 형태 기업이 지배하고 있는 한국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족기업 형태가 살아남는 길은 주인 스스로가 자신에게 더욱 엄하고 혹독한 자세로 임해야 함이다.
여기서 벗어날 때 기업 생존은 위협을 받게 되고 만다는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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