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4(목) 22:13
세계적으로 한창 유행되고 있는'미국 때리기 운동'에 한국도 이제 노골적으로 동참하게 된 것 같다. 유럽이나 북한이 벌려온 반미운동이야 어제오늘 생겨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고 할 수 있겠으나 한국 사회 각 계층에서 번지고 있는 반미 추세는 양측이 모두 가볍게 볼 사항이 아님이 분명하다. 지식층에서도 비판이 심각하지만 일반 대중들은 예를 들면 작년 월드컵 축구대회의 한국과 포르투갈의 축구 경기에서 한국이 졌었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못했음을 비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그 이유인 즉 포르투갈이 이겼더라면 한국과 미국 대신 포르투갈이 16강에 진출하는 건데 한국이 포르투갈을 격파하는 바람에 미국에 어부지리가 돌아갔다는 것이다. 한국의 도움(?)으로 미국이 탈락을 모면하여 분통 터진단다.
그리고 많은 한국사람들에게 미국인들을 일컫는 대명사는'-놈'아니면'-놈 새끼들'로 거칠은 상소리가 일반 통용되는 현상에 실망하게 된다. 이는 현재 미국에서 미국 시민으로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듣기에 보통 민망한 일이 아니다. 인구 조사에 의한 공식 통계만으로도 미국에는 백만 명 이상 (비공식 숫자는 이 백만)의 한인들이 살고 있음을 기억 할만하다.
한국에서 미국을 증오하고 있는 요인은 세계적으로 미국이 욕을 먹고 있는 원인과는 다른 점이 많다. 미국이 세계 각 처에서 손가락질 받고 있는 근본 이유는 단순히 초강대국(hyper-power)이라는 사실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문화는 좋든 나쁘든 세계 어느 곳을 보더라도 엄청나게 침투해 있고, 경제적으로 보면 유럽 제국(EU)를 전부 더한 것보다도 더 큰 것이 문제이며, 군비 지출액수를 비교해 보아도 2위부터 9위까지 국가들의 군비 총액보다도 더 많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미국이 차지하고 있는 역사상 유례없는 초강대국 위치는 옛 로마제국이 세계를 제패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지만 그 당시 로만 엠파이어(Roman Empire)의 지배 영역을 지금 미국의 경우처럼 명실상부한 전 세계가 아니었기 때문에 오늘 날 미국이 가진 힘은 인류 역사상 그 예가 없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유럽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미국을 싫어하는 이유는 미국이 가진 초 강 세력 자체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즉 증오의 대상이 미국이나 미국인이라고 하기보다는 미국이 가진 힘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한곳에 집중된 거대한 힘은 생태적으로 타인의 질시를 받기 마련이기도 하지만 세력의 독점 자체가 내포하는 있는 위험성을 눈을 부릅뜨고 경계해야 할 점임이 분명하다. 미국의 건국 이념에 명시된 대로 삼권 분립을 주장한 배경도 바로 이 같은 힘의 집중이 필연적으로 초래하게 될 위험과 유혹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보자는 숭고한 의도였다. 힘은 형태나 소속에 불구하고 적절한 견제가 없으면 위태롭기 짝이 없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는 국제정치에서도 예외 일 수 없다.
미국 행정부는 명실공히 입법부와 사법부의 견제와 감시를 끊임없이 받고 있지만 미국이 차지하고 있는 초강적 위치는 내부적 견제만으로는 역부족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최근에 발생한 예로 미국 정부에서 취한 철강제 수입규제를 위한 부당한 관세부과 조치를 들 수 있다.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악법이지만 이로 인한 세계 자유무역주의 정신과 실제 면에서의 악영향과 상대국의 반발과 대항조치를 상정한다면 장기적으로 미국경제에 득이 될 수 없는 오류를 범하고만 셈이다.
이에 비하여 한국인들이 미국을 싫어하는 이유는 복합적인 것 같다. 한국의 경제적, 사회적 위상제고와 각 분야에서 쉽게 접 할 수 있는 미국문화의 만연에 따른 부작용이 얽힌 변화기적 현상이라고 본다면 너무 단순화한 낙관론일가?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