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4(목) 22:13
지도층 인사들은 어제 감옥에 간 사람들과 내일 감옥으로 붙들려 갈 그룹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시차만 있을 뿐이지 언젠가는 모두다 감옥 동지가 될 사람들뿐이다. 위로는 대통령부터 아래로는 면장까지 커리어의 말미가 감옥에서 끝나는 것을 개인적으로는 치욕이고 사회적인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집안 배경도 다르고 맡은 직무도 다른 이들은 두 가지 사실을 공유하고 있다. 우선 말은 번듯하게 잘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을 믿게 만드는 비범한 재주꾼들이다. 둘째, 이들은 물불을 가리지 않는 축재의 귀재들이다. 많지 않은 공무원 급여수준(한국이나 미국이나 낮은 봉급으로 유명)으로는 전혀 불가능할 것 같은 엄청난 부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의 축재 규모는 자손 대대로 가만히 앉아서 까먹기만 해도 다 못쓰고 줄을 만큼 천문학적 숫자에 달한다. 이들이 쌓아둔 재산은 돈벌이가 직업인 사업가들이 평생 죽도록 일하여 모은 재산을 능가한다. 비 생산직에 종사하면서 생산직에 있는 사람들에 기생하여 빨아 삼킨 피들이 돈의 강물을 이룬다. 한국에서는 사회복지 증진을 도모하겠다는 숭고한 뜻을 가진 사람들이 관직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치부를 목표로 입문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마약 사법들에게는 중형이 가해진다. 그 이유는 간단히 범람이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 때문이다. 마약과 뇌물은 유사한 점들이 너무 많다. 이들을 방치하면 사회의 기본부터 흔드는 점이 비슷하고 중독되면 끝나는 점은 꼭 같다. 사형마저 내려지는 마약 사범보다도 훨씬 사회와 경제에 큰 파장을 미치는 사회 각 분야 지도층의 악성부패에 대해서는 중죄에 상응한 처벌이 가해져야 할 때가 되고도 남는다. 항상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아직 늦지 않았다. 자본주의의 진수를 실천한 국민적 컨센서스와 의지가 있다고 한다면 부패를 일소시킬 법적 하부구조부터 세워지고 엄밀한 집행이 선행되어져야 한다. 관청은 민복을 위해서만 존재한다는 믿음이 확산되기 이전에 건전한 경제구조를 뿌리 내리게 할 꿈은 꾸지도 말아야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부패한 사회가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자본주의 사회의 두 근간은 공정과 경쟁이다. 공정성을 상실한 경쟁은 가격구조를 마비시키며 시장을 교란시킨다. 특혜를 받은 기업이 생겨나면 다른 기업들도 수수방관하며 불이익을 견디지 않게 된다. 특혜 줄 찾기에 혈안이 되고 기업경영의 투명성은 온데 간데 없어지면 경영수완을 특혜 끌어들이는 능력으로 재어진다. 권력과 결탁한 회사들과 재벌들이 고속 성장을 하면서 질주하는 듯이 보이고 무적함대나 되는 것처럼 힘차고 굽힐 줄 모르지만 그 바탕이 시장경쟁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정권의 비호에서 비롯된 힘이라면 외화내빈이라 허무하게 소명하고 마는 현상을 허다히 보아 왔다. 사실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도?부패 자본주의(crony capitalism)가 그 근본원인이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부패가 경제에 끌어들이는 악순환의 과정을 간단히 요약해 보자. 손쉽게 번 돈은 손쉽게 나가기 마련이다. 돈 냄새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을 만큼 현찰을 마루에서 천장까지 쌓아두고 배달할 정도라면 화폐가치는 이미 상실되고 만다. 화폐 가치하락은 부동산 가격인상과 퇴폐산업 육성에 크게 한 몫 한다. 서민 노동자들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들고일어나지만 임금 가치 저락을 막을 길이 없다. 흔해 빠진 돈은 가치를 잃고 인플레이션을 불러들인다. 가격인상은 기업 이윤 하락으로 이어지며 기업의 부채가 늘어나게 된다. 부채 증가는 이자부담이 늘고 이윤하락의 골은 더 깊어지고 결국 원리금 상환도 못할 지경에 이른다. 경기 침체가 뒤따르게 되고 구매력 감소를 피할 수 없다.
그래서 부패는 마약보다 훨씬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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