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4(목) 22:13
정치의 서장인 선거에서는 꿈을 말하고 포부를 논하게 되며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공하는 일도 이 같은 연유에서다.
일 전을 치르고 난 후 국민의 위임을 받은 수권 정당이 첫 수개월동안 할 일은 소매를 걷어 부치고 불면증을 불러오기에 충분할 막중한 책임감 속에서 2007년까지의 로드 맵(Road Map)에 수도 없이 손질을 가하며 국민을 포용하는 작업이었다.
그런데 2003년 내내 한국의 정치가들은 국민들 앞에 무엇을 얘기하였는가? 선거가 끝난 순간부터 시작된 파벌 논쟁에서부터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천문학적 금액의 뇌물 소동까지를 보아야하는 국민들을 새 정권과 함께하는 희망은커녕, 그러려니 했으면서도, 배신과 허탈감 속으로 휘몰아넣고 말았다. 양질의 지도자 감들은 정계를 피하게 되고 별 볼 일없는 무리들이나 그 판 속에 끼게됨은 당연하다.
악순환을 배양하는 토질이 우선 차단되지 않는다면 한국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한국 정치인들은 과거만 볼 줄 알고 미래는 못 보는 눈먼 봉사들이다. 50년 동안 부정행위로 실컷 국민을 울겨 먹은 것으로도 부족하여 값진 시기를 또 허송했다. 국민의 장래를 결정할 정치와 경제문제에 관련한 중요사안들이 산적해 있는 판에 마치 이슈 기근이라도 당한 듯, 더러운 헌 걸레조각으로 새 마루를 닦겠다는 한국 정치인들은 IQ 60밖에 안 되는 집단이다.
과거란, 특히 정치세계에서는, 미래에 대한 교훈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빼면 시체나 다름없는 죽은 시간이다.
국민들은 살아있는 사람에 관한 그리고 살아서 닥쳐오는 시간인 미래에 대한 다이내믹한 청사진을 보기를 목말라 기다린다.
그리고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정상 배들의 유치한 술수에 지칠 대로 지쳐있다. 여당은 새 대통령을 선출한 날부터 지금까지 내리막길이다. 언제까지 국민들을 분노하게 할 것인가? 국민은 지극히 실망하고 있다.
한국정치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입에 침이 마르게 자찬하던 지난번 총선은 선거본부장을 맡았던 장본인의 입에서 '선거를 이렇게 치렀다'라는 가히 어처구니없는 고백이 터져 나왔다. 그 뒤 그는 한국정치인들간에 가장 유명한 사족까지 잊지 않고 단다.'나를 건드리면 모든 것을 까발려 버리겠다'고 깡패집단 두목의 사고방식과 언어구사력 면에서 그들과 너무나 비슷한 행패까지 불린다. 국민들은 그가 기왕 까발린 김에 한국정치를 몇 단계 밑으로 떨어뜨리며 퇴보의 길을 걷게 만든 내막을 소상히 밝히고 앞으로는 그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자기 당 후보였다면 끝까지 그 사람의 허물을 가려주고 격려와 후원으로 국민을 리드할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해야 할 장본인들이다. 집안을 뛰쳐나가는 해당행위와 다른 당 사람들 이상으로 자기 당 후보에 대한 험담과 거짓을 일 삼는 추악한 장면은 이제는 문닫아야 할 추한 전통이다. 좋은 선례가 필요하고 올바른 전통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인 것이다. 집안도 그렇고 정당이라고 다르지 않다.
예로부터 바깥양반은 집사람 흉보고 다니고 안사람을 바깥 사람 욕하고 다니는 꼴사나운 집안 치고 잘되는 예가 없듯이 서로 헐뜯고 박치기하는 정당에게 어떻게 국사를 맡길 수 있겠는가. 투표는 국민의 권한이기 때문에 선거를 구민의 심판이라고 하는 것인데 도대체 국민을 얼마나 얕보았길래 지금 같은 추태 속에 선거를 치르는 것인가.
선거는 전쟁인데 이렇게 나가다가는 적군과는 싸움 한 판 못해보고 자기네들끼리 총·칼질 하다가 여의도를 갖다 바치는 꼴 밖에 더 되는가.
나라가 잘되려면 국민다수가 진심으로 자신이 살고있는 국가와 그 지도자를 사랑스럽게 느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과 질서 그리고 기본 룰이 지배하는 사회,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 많은 사람들이 상식 선에서 납득할 수 있는 사회라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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