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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학(命理學)에서 재성(財星)은 일간(日干)에 따라 달라지므로 모든 사람에게 물이 곧 재물이라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물의 성질만큼 돈의 원리를 잘 보여주는 상징도 드물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막히면 고이며, 지나치게 고여 있으면 썩는다. 다시 증발해 구름이 되고 비가 되어 내려오듯 끊임없이 순환할 때 생명을 살린다. 돈도 이와 닮았다.
재물은 단순히 많이 쌓아두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벌고, 쓰고, 투자하고, 생산으로 이어지며 순환할 때 경제가 살아난다.
기업이 돈을 벌어 설비와 사람에게 투자하고, 가계의 소비가 기업의 매출이 되고, 그 돈이 다시 임금과 세금으로 돌아가는 것이 경제의 흐름이다.
물길이 막히면 논밭이 마르듯 돈의 흐름이 끊기면 소비와 투자도 식는다. 그렇다고 무조건 흘려보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강에도 제방과 저수지가 필요하듯 돈에도 저축과 준비자금, 위험을 막는 장치가 필요하다. 순환과 보존이 함께 있어야 큰 물이 된다.
환율(換率)은 국가 사이를 흐르는 물길과 같다. 원화의 가치가 크게 움직이면 수입물가와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 해외투자 자금의 흐름까지 흔들린다. 최근 일본의 엔화는 달러당 160엔 안팎까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엔저는 수출기업과 관광에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에너지와 원자재를 해외에 크게 의존하는 일본에는 수입비용 상승과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반대편의 문제가 생긴다. 일본은행도 엔화 약세가 수입가격을 통해 물가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역(周易)의 핵심은 변화다. 세상에는 영원히 오르는 것도, 영원히 내리는 것도 없다. 물이 너무 많으면 홍수가 되고 너무 적으면 가뭄이 되듯 재물도 과하면 탐욕이 되고 부족하면 삶이 메마른다. 중요한 것은 많고 적음보다 흐름을 다스리는 능력이다.
개인의 재물운도 마찬가지다. 돈이 들어오는 문만 볼 것이 아니라 어디로 새는지, 무엇에 묶여 있는지, 어떤 곳에 흘려보내야 다시 큰 물이 되어 돌아오는지를 보아야 한다. 좋은 재물운이란 돈을 움켜쥐는 운이 아니라 돈의 길을 아는 운이다.
명리학은 부자가 될 숫자를 알려주는 학문이 아니다. 자연의 원리를 통해 자신의 흐름을 읽는 학문이다. 물은 말한다. 멈추지 말고 흐르되, 아무 곳으로나 흐르지 말라고. 결국 재물의 지혜란 돈을 많이 가지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들어오고 나가는 물길을 스스로 다스리는 데 있다.
최인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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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3 (화) 09: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