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선 안 될 낯부끄런 일이었다. 2014년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 특별프로젝트 전시 자진 철회 사태가 남긴 아픈 상처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재)광주비엔날레가 행정·협약서의 공식 표기원칙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뒤늦게 철회하며 일단락됐지만 여진은 남아있다. 앞서 재단은 포스터 등에서 참여 기관인 국립대만미술관의 영어약자 ‘NTMoFA’로 제작해 항의 요청을 받았다. 전남광주예술단체가 입장문을 발표하는 등 자율적인 창작 활동의 제약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공간 대여와 관련해 합의서 제출 조건을 내걸어 차질이 빚어졌다.
1995년 국제 현대 미술전람회로 창설한 이후 격년제로 치러지며 30여년이 지났다.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훌륭한 역사이자 자랑이다. 국경을 넘어 소통하고 연대하는 교류의 장이다. 자유로운 창작은 그 어떤 억압에서라도 보장돼야 한다. 힘의 논리가 작용할 수는 없다. 그런데 공식 개막을 목전에 두고서 한바탕 혼란이 있었다. 고유의 예술 영역에 정치·행정 권력이 개입하는 치부가 됐다. 광주비엔날레 위상에 또 한번 큰 흠집을 남겼다.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의 가치를 말해온 대표 도시다. 문화수도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행위에 대해 엄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예술인 선언대로 명확한 과정과 경위를 공개해야 한다. 전시 계약을 체결한 명칭을 사용했다며 고의성을 부인한 재단의 해명이 틀리지 않았으면 한다.
16회 광주비엔날레는 9월5일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를 주제로 막을 올린다. 모두 22개국 43명(팀)의 작가가 3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얼마 안 남았다. 제반 일정에 어긋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막바지 홍보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더 열린 행정, 성숙한 운영을 촉구하는 바다.
김종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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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2 (목) 12: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