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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와 순천이 의대를 유치하려는 노력과 활동은 꽤 오래됐다. 목포대는 1990년부터, 순천대는 1996년부터 시작했다. 목포대 명분은 서남권 도서 지역의 열악한 의료 서비스 제고였다. 순천대는 서남권보다 많은 동부권 인구와 산업재해 대응을 내걸었다.
두 도시 간 경쟁은 2012년 발화했다. 2012년 3월 ‘전남도 의과대학 유치 도민 결의대회 및 100만인 서명운동 선포식’이 목포에서 열렸다. ‘국립목포대 의과대학 설립은 전라남도의 희망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대규모 행사였다.
전남도, 목포 지역사회, 목포대의 합작품이었다. 순천대도 뒤질세라, 2012년 12월 ‘의과대학 설립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2013년 2월 ‘의과대학설립추진본부’ 현판식과 함께 유치 계획을 발표했다. 2014년 7월 국회의원 보선에서 순천대 의대 유치를 약속한 박근혜 대통령 측근 이정현 후보가 당선되면서 지역사회는 고무됐다.
2020년 경쟁은 본격화됐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의료인력 확충을 절감했고 의대 정원 확대를 검토했다. 그해 4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김원이(목포), 소병철(순천), 서동용(광양) 후보는 의대와 대학병원 유치를 공약하며 경쟁에 불을 지폈다. 그해 5월 전남도 주관으로 ‘전남 도내 의과대학 유치 공동협력 협약식’을 열고 과도한 경쟁을 지양하기로 했지만 소용없었다. 7월 정부가 의대생 4천명 증원 계획을 발표하자 다시 경쟁했다. 8월 의료계 집단 파업으로 증원 계획이 무산되면서 두 도시 간 경쟁도 잠잠해졌다.
2024년 경쟁은 격화됐다. 민선 8기 전남도는 ‘공동 의대(목포대와 순천대가 각각 존재하면서 의대만 연합해 설립)’를 구상했다. 경쟁을 완화할 궁여지책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정치적 셈법 때문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2024년 3월 전남도청 민생토론회에서 윤 대통령이 ‘대학을 정해 주면 정부가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전남도 구상은 폐기됐다. 그해 4월 전남도는 ‘추천 공모’로 대학을 선정한다고 발표했지만, 순천대와 순천시를 포함한 동부권이 반대하면서 의대 문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됐다.
새로운 국면이란 대학 통합이었다. 전남도는 두 대학에 ‘대학 통합’을 제안했다. 두 대학은 우여곡절 끝에 2024년 11월 통합과 의대 설립에 합의했다. 성과에 급급해 대학사회 복잡성을 간과한 순진한 정책이었다. 그해 12월 교육부에 제출한 ‘대학통합 신청서’에 대학 본부와 의대 소재지가 누락돼, 대학 통합과 의대 선정 문제는 무산됐다. 이후 통합시는 8월 공모·평가 방식으로 전환했고, 평가에서 앞선 순천대를 지난달 말 교육부에 추천했다.
대학병원 유무는 거주지 선정의 핵심 요소다. 목포와 순천이 의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도 병원 때문이다. 대학병원은 생존 안전망과 주거 안정성을 동시에 충족시킨다. 암·심장병·뇌혈관 질환 등 중증 질환 환자를 치료하고, 개복(開腹)이나 이식 등 고난도 수술을 담당하는 병원 존재는 도시 존속과 지속성을 담보하는 보증수표와 같다.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 중소도시에겐 특히 그렇다. 전국에 분포하는 47개 상급종합병원 모두는 대학 부속병원이다.
목포와 순천이 의대를 놓고 경쟁하는 것은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다.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어떤 도시가 자기 도시의 번영에 이익이 되는 시설 유치를 방관하겠는가. 순천대가 목포대와 통합을 무산시킨 이유도, 목포대가 순천대 선정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주사위는 던져졌고, 루비콘강을 이미 건너 버렸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탈락한 목포를 비롯한 서남권을 다독거릴 묘책을 찾아야 한다. 전적으로 통합시의 몫이다. 물론 난제(難題)다. 그렇지만 고민하고 또 고민하면, 통합시민 모두가 수긍할 만한 묘책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통합시가 합리적 해법을 내놓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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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2 (목) 1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