眉巖文鄕鎖梅香 미암문향쇄매향 梅友淸心年年訪 매우청심년년방 風客醉梅不知時 풍객취매부지시 無心花片落盞上 무심화편낙잔상 把酒梅下暗香動 파주매하암향동 花間蜂歌不見蝴 화간봉가불견호 常意如此少人知 상의여차소인지 爲有適時胡蝶來 위유적시호접래 ★ 미암매를 찾아서 미암의 문향이…2020-06-08 19:31

산성산 금성산성 오름길에서 탁발하다 졸졸 산객들 길라잡이 맡아 내려오는 연동사 독경 소리에 귀 씻은 백구 씨근씨근 오르는 날 보고는 달려들어 합장에 머리를 주억주억 오늘은, 사시불공 마침맞으니 길 열잔다 앞서거니 뒤따르다 갈림길에 이르러 죄 씻는 길은 여기, 좁고 더디다며 버벅거려 낯없이 고개…2020-06-08 19:31

마음의 표현 행동으로 나타나 뉘우치면 참되게 살아 참된 마음 바른 것 눈에 보이고 탐욕을 부리면 보이지 않아 세상에 바른 양심 가진 자 많지만 부정한 자 욕심 부린 자도 양심은 있다 욕심 부린 일본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지도가 있어 세상에 알려 양심이 나라 채면 살려 ▶문학예술 등단…2020-06-08 19:31

세상이 변했다. 별스럽게 변했다. 그러나 내 책상 서랍 안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갖가지 만년필과 잉크병들은 변함없이 유효하다. 10여 년 전 지중해 쪽으로 여행을 갔을 때 두바이 공항 면세점에서 잠깐 쇼핑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도 내 눈에는 먼저 파카 만년필과 잉크병부터 들어왔다. 세계적인 명품들이 즐비하게 진…2020-06-08 19:31

‘연동사 백구’ 는 사찰을 지키는 흰색 개가 소재다. 연동사는 금성산성 오름길에 위치하는 듯하고 시인은‘씨근씨근’산을 오르는 중이다. 이에 맞춘 듯“합장에 머리를 주억거리”며 죄 씻기를 권하는 백구가 보인다. 광주문협에 한시분과가 신설됐다. 그 첫 타자로 기세규 시인의 작품 探眉巖梅(탐미암매)를 대하게 된다. 제목에 보이는 ‘探’은 눈길을 줘 무엇인가를 찾는다는 의미이고 선비세계에서 즐기는 완상의 경지가 아닐까 싶다. 글자에 스민 멋스러움을 생…2020-06-08 19:31

이 세상에 없는 동네 술잔 부딪는 소리 차르르 반짝이는 물결 사이 밤하늘 주성(酒星)이 반 짝 땅 밑 주천(酒泉)이 그 득 가창오리떼 무리진 춤사위 매향에 잠깬 시선이 있어 서석대 흰 구름이 허허허 오소후 약력 ▶무등일보 신춘문예당선 (2001년) ▶시집 ‘좀꽃마리’, ‘스미다’, ‘한 점 블루’…2020-05-25 19:07

무수히 짓밟힌 상처 함부로 발설할 수 없어 맨살에 침을 꽂는 인내[忍耐]를 머리에 이고 고요한 그늘에 앉아 칼바람을 다독인다 이명희 약력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 ▶한국여성시조문학 부회장, 광주문인협회 시조분과위원장, 장성문인협회 부회장. ▶호남시조문예상, 한국여성시조문학…2020-05-25 19:07

새벽달 마실 보내고 한적한 산 아래 아지랑이 피우는 마을 솔솔 밥 냄새와 버무려지는 사랑연기는 골목길을 걷고 있다. 담 너머 활짝 핀 목련꽃 한 송이 주름진 마음을 펴주는 아침 양동이 부숴지는 억척소리 떠도는 질척한 늪의 현장에서도 엉클어진 실타래 부드럽게 풀어 한 땀 한 땀 수놓아 가는 마…2020-05-25 19:07

중국 절강성 부양(富陽)시는 많은 인물이 배출된 지역으로 삼국시대 손권(孫權), 원나라시대 화가 황공망(黃公望), 대문호인 욱달부(郁達夫) 등이 있다. 부양시는 서화가 발달된 곳으로 대나무로 종이를 만드는 공장이 있어 견학하게 되었다. 입구에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라는 글이 있다. 두보(杜甫)의 시에 …2020-05-25 19:07

올해는 정말로 송홧가루 날리는 윤사월이어서 박목월의 “산지기 외딴집 눈먼 처녀”를 읊조리며 작품을 보내왔다. ▶강금이의 ‘하루’는 “새벽달 마실 보내는” 일에서 시작한다. 밥 냄새와 사랑연기가 아침시간을 목련꽃처럼 열어주고 ‘질척한 늪의 현장’에서 들리는 ‘양동이 부숴지는 억척소리’가 대비적으로 읽힌다. 삶은 매양 ‘엉클어진 실타러 같지만 ‘한 땀 한 땀 수놓아 가는’ 마음이 ‘오늘’의 노래를 부르는 것은 아닐까. ------------------- …2020-05-25 19:07

툼벙 툼벙 연못을 주름잡아 이승을 숨길까. 잔잔한 물결에 아름답게 피었구나. 언젠가 내 품에 안기면 다시 한번 물결 쳐보련다. 한연섭 약력 ▶2005년 현대문예 등단 ▶시집 ‘작은새’ 외 다수 ▶한국 지역문학인협회 공로상 수상 ▶현대문예 문학상 수상2020-05-11 20:01

훈풍이 불었다 어느 날 매서운 삭풍은 피멍들게 목울대 숨통을 쥐었다 낮 붉힌 *아나키스트의 발가벗은 오월의 배롱나무처럼 *아나키스트(anarchist) 무정부주의자로 러시아‘트라보로 나나르키아 아나키의 어원. 선장 없는 배의 주인들이란 뜻이 담겨 있다. 이명란 약력 ▶시인, 낭송인, 화가, 문학전문…2020-05-11 20:01

빛바랜 주소록에 너는 없지만 먼 곳에서 잘 지내는지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오월의 들불과 찬란한 슬픔사이 우리들의 한 소절 노래되어 너는 오래오래 있었구나 햇빛 비치는 길을 물어서 너의 둥근 얼굴과 단발머리와 장동의 학교, 문리대의 등나무와 사범대…2020-05-11 20:01

광주에는 은행나무 가로수길이 많이 있다. 1980년 5·18 광주민중항쟁 때 광주 시내의 가로수는 온통 은행나무로 도시가 은행나무숲으로 에워싸인 듯했다. 그 중에서도 옛 전남도청 주위에는 아름드리 큰 은행나무가 있었다. 나는 봄이면 연둣빛 이파리가 싱그럽게 피어나고, 가을이면 노랗게 물든 도청 앞 은행나무 가로수…2020-05-11 20:01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사는 사람은 5월을 가장 기다린다”는 아름다운 서신을 읽었다. 연초록 감잎들로 가슴 설레는 오월은 계절의 정점이다. 그런 오월이 광주사람에게는 더없는 슬픔이 쓰나미로 밀려오는 아픈 달이다. 그 때문인지 이번 작품들은 광주의 오월과 관련해 읽을 수 있었다. “오월의 들불과 찬란한 슬픔사이”에서 “한 소절 노래되어” 떠난 친구 ‘기순’을 회상하는 추모형식의 ‘먼 훗날에의 다짐’은 저 세상에서 내려다보고 있을 친구를 슬픔 가…2020-05-11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