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회오리가 일고 지나갔다. 다 지나갔다. 지난 자리에 호남 사람들은 허망하다. 그들의 어깨가 참으로 무겁게 보인다. 순간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스 신화’가 생각났다.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신 신의 심기를 건드려 신을 모독했다는 벌로 건장한 시지프스는 거대한 바위를 산꼭대기로 올리는 일을 반복한다. 다 올리면 바위는 굴러 내려오고 시지프스는 다시 바위를 올리는 일을 반복한다. 광주와 호남인은 시지프스 신화처럼 민주주의 혹은 호남의 소망을 풀기 위해 끊임없이 역사의 바위를 정상에 올린다. …2022-03-14 19:35

바다 건너 제주도에서 유채꽃 소식이 전해 지면서 홍매화(설중매), 동백꽃, 복수초를 시작으로 산수유꽃, 수선화, 천리향 등 꽃들이 바야흐로 봄소식을 전해준다. 긴 겨울의 터널을 나왔는데 건조해진 날씨 탓에 곳곳에서 산불이 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소식, 선거로 인한 좌우 진영의 분열과 갈등들은 반갑지 않은 소식들이다. 필자는 매일 아침 찻잔을 기울이면서 명상을 함께 한다. 겨울에 마시는 차와 봄에 마시는 차 맛이 달라지는 이유는 아마도 내 마음이 봄을 맞이하는 느낌이 달라서 일 것이다. 아무리 좋은 차를…2022-03-13 18:39

초지능정보사회로 명명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첨단디지털기술은 산업과 경제분야를 넘어 우리의 일상의 곳곳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미 식당에서 서빙하는 로봇을 심심치 않게 마주친다. 온라인 화상플랫폼을 이용한 비대면 수업,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3차원의 가상공간인 메타버스(Metaverse)를 활용한 입학(졸업)식과 축제, 그리고 가상캠퍼스에서 수업도 진행된다. 게다가 그 가상공간에서 부동산거래도 이루어진다. 이 모든 것이 이미 새로운 표준인 뉴 노멀(New Normal)이 되었다. 그러나 정작 우리를 정말 불안하게 하는 것은…2022-03-07 19:30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결과야 알 수 없지만, 전문가들이 분석하기로는 선거 판세가 역대 어느 대선보다도 혼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어 결과 예측이 매우 어렵다고 한다. 그동안 그래도 국민들의 뇌리에 유력 정치인으로 각인되어온 4명이 치열하게 각축해온 다자구도에서 ‘국민의 힘’과 ‘국민의당’ 후보가 단일화되면서 선거는 사실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힘’ 간의 양자 대결로 압축되었다. 그런데 이처럼 두 양당의 후보가 단일화되는 것을 지켜본 유권자들 간에 격렬한 의견대립 양상이 나타…2022-03-06 19:25

코로나19가 발병한지도 벌써 햇수로 3년이 됐다. 그동안 코로나는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초기코로나에서 델타변이를 거쳐 현재는 오미크론으로 진화하여 극성을 부리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변이를 거듭함에 따라 전파력은 높아졌지만 치명률은 낮아졌다는 것이다. 오미크론의 경우 중증화 확률은 낮은데 전파력은 매우 강해서 일일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지난 3월1일에는 20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코로나에 대한 정부의 대응도 초기와는 많이 달라졌다. 확진자 수가 적었던 초기에는 확진 경로 파악에 주안점을 두었다. 확진이…2022-03-03 19:52

대한민국과 호남의 운명을 좌우할 역사적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속에서 역대 대선 가운데 가장 예측불가한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중 누구도 당선을 예단할 수 없는 초박빙의 접전상황이다. 과연 오는 3월9일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역설적인 선거 양상 - 언론들은 이번 대선을 보도하면서 유력정당 대선후보들의 도덕성과 능력이 국민들의 눈높이에 미치…2022-03-02 19:37

지도자 리더십은 중요하다. 국가는 말할 것도 없고 대도시 경영을 도맡는 시장 리더십도 그렇다. 그런데 허약한 리더십 소유자가 대도시 시장을 맡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대도시 자체는 물론이고 광역권(메트로폴리탄)을 쇠락의 늪으로 빠트린다. 교과서에 나오는 유명한 사례가 있다.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다. 디트로이트는 미국 자동차 산업 메카다. 포드 지엠 크라이슬러 본사가 위치한 덕분에 도시 경제는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2013년 파산했다. 파산 규모는 약 200억 달러로 미국 파산 도시 중 최고 액수였다. 재정…2022-03-01 19:30

요즘 제주에는 수선화가 만발하며 유채꽃과 함께 봄의 전령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좀처럼 영하2도를 내려가지 않는 제주의 겨울이지만 제주바람은 영등할망의 성질이 그리 온순하지가 않아서 그런지 바람이 일 때면 체감온도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낭구(나무:제주어)가지마다 움이 만들어지고 밭에는 무와 당근수확이 한참이다. 제주에서 어언 10여년을 살다보니 천혜의 보물섬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년 간 평균 1천500만명을 넘는다는 말이 실감이 간다. 우리나라 4대 영산(靈山)은 백두와 금강, 지리와 한라산인데…2022-02-27 18:43

한반도의 총면적은 22만3천626㎢이다. 이중 대한민국이 실효 지배하는 면적은 휴전선 이남으로 10만412㎢로 44.9%의 비율이고 인구는 5천162만 명이 살고 있다. 나머지 55.1%의 면적과 2천600만 명 가량의 사람들이 사회주의 체제인 북한에서 살아가고 있다. 남과 북은 1953년 7월 27일 휴전 협정이 체결된 이후 7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여전히 휴전 상태이며 긴장을 이어가고 있다. 얼마 전까지 무력도발에 나섰던 북한의 동향을 보면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가변적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적 개입…2022-02-24 19:41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가 국운이 달렸다고 나라 걱정이 태산인 반면에 후보들은 역시나 사실관계의 검증도 없이 의혹만을 제기하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서로들 상대방이 거짓말한다고 우기는 양상으로 일방적 주장만 남고 토론은 사라졌다. 또한 이번 대선도 후보 단일화 이슈가 단골 메뉴로 등장했지만 철회된 상태로 오리무중이다. 제20대 대선처럼 유권자들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후보자들 간에 비방과 폭로가 치졸하게 진행된 적도 없다. 심지어 해외 언론들조차도 “스캔들, 말다툼,…2022-02-22 19:32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 때가 때인지라, 대선판의 하루는 싸움박질로 시작하여 싸움박질로 저문다. 그들이 쏟아내는 말들은 나열하기조차 민망할 정도다. 명색이 국가를 통치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의 입에서 어떻게 저런 말이 나올 수 있을까. 당혹감을 넘어 짜증스럽기 이를 데 없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사회적 소용돌이는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다급하게 해결해야 정치적 의제들은 사라지고 각 진영은 셈법의 유불리를 따지며 세상을 온통 뒤집어놓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변이의 오미크론 확산까지 …2022-02-21 19:11

시집이 뉴스 영역에서 사라진 시대지만. 시집 출간 소식으로 글을 시작해야겠다. 지난달, 이 시집 ‘붉은 꽃을 내 무덤에 놓지 마세요’를 펴냈다. 출판비용을 제한 판매수익금은 미얀마 군부에 의해 희생된 분들의 가족에게 보낸다고 한다. 시집이 출간되었다는 기쁨의 자리에 무거운 아픔이 찾아드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붉은 꽃을 내 무덤에 놓지 마세요’는 2021년 2월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군부 독재를 재개하며 1980년 광주를 떠오르게 하는 사건을 벌였을 때, 전북작가회의 회원들로 구성된 이 2021년 봄부터 …2022-02-20 18:41

최근 몇 년 새 광주 도심 노후지역에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도시재생은 지역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아파트 건설 위주의 도시정비사업 혹은 재개발사업과는 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광주에서 진행 중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는 광주역 일대와 북구 임동, 남구 백운광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지역은 주민과 지역이 주체가 되어 도시공간을 혁신하고 도시재생 경제조직을 활성화함으로써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공동체를 회복하고 사회를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2022-02-16 19:46

이번 대선은 한국 정부의 통치력 위기에서 새로운 통치력을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윤석열 후보가 지나간 정부도 아닌 현재 살아있는 정부를 향해서 적폐 수사를 하겠다고 했고,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분노했다 한다. 현직후보가 이런 발언을 했다는 자체가 한심한 일이지만 이 논란 자체가 사실 정부 통치력 위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징표다. 미국정치에서 닉슨의 위기는 부패에서, 클린턴의 위기는 성추문에서, 트럼프의 위기는 독선과 분열 정치에서 나왔다. 현대 한국 정치에서 이승만의 위기는 부정부패에…2022-02-15 19:32

우리 지역문단에 연세가 많으신 조연탁 시인이 계신다. 장르로는 시조이신데 필자하고는 가끔씩 자리를 함께 하며 식사와 대화의 시간을 갖곤 한다. 90세를 넘기신 요즘에는 거동도 불편하고 말소리도 작아지셨다. 필자가 그분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럼에도 눈빛이 살아있고 작품 쓰기를 계속하신다는 데 있다. 감히 후배 문인에게 신의와 정감의 표상이며 당당한 역사의식의 소유에 있다. 더군다나 필자가 집필하는 ‘광주매일’의 칼럼 애독자이시고 당신의 견해를 보내오시기도 한다. 식사자리에서는 되도록이면 정치와 종교 이야기는 안…2022-02-14 1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