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4(목)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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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은 인류가 식생활을 하는데 반드시 섭취해야 할 영향소임에도 우리의 관심은 그다지 높지 않다. 특히 한국은 세계적으로 발효식품이 가장 잘 발달돼 있으면서도 그 산업적 가치와 영향학적 가치를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소홀히 해왔다. 그나마 광물에서 식품으로 전환된 후 천일염의 숨겨진 진가가 알려지면서 국내외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 천일염이 지닌 가치를 충분히 알리는 데는 아직 부족한 현실이다. 전남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의 경우 세계적인 소금으로 알려진 상품과 견줘 전혀 뒤지지 않고, 오히려 우수한 성분을 지녔음에도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천혜의 우수자원인 갯벌에서 생산된 천일염이 있음에도 해외에서 많은 소금을 수입해 쓴다는 사실이다. 이에 국내 천일염의 경쟁력 제고 및 세계화를 위해 국내 천일염의 우수성 및 각종 효능을 고찰해 본다. /편집자 註
◇소금에도 종류와 등급이 있다=소금은 그 생산 및 제조방법에 따라 천일염, 암염, 정제염, 재제염 등으로 대별되며 종류에 따라 미네랄 함량에 차이가 있어 음식의 맛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다르다. 그중 천일염은 순수 자연에서 얻어지는 소금으로 갯벌에서 햇볕과 바람으로 바닷물을 자연 증발시켜 만든다. 천일염의 장점은 단연 미네랄의 함유량이다. 외국 천일염의 염도는 98-99%로 미네랄이 거의 없는 반면, 국산 갯벌 천일염은 염도가 80-85%로 낮고 미네랄 함량이 높다. 세계 소금 생산량의 37% 비중을 차지한다. 즉 우리나라 천일염은 마그네슘, 칼륨, 칼슘 등 각종 미네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암염은 세계 소금 생산량의 60%를 차지한다. 바다가 지각변동에 의해 육지로 변한 이후 오랜 세월을 거쳐 바위같이 굳어진 것이다. 염화나트륨 함량이 98-99%로 미네랄이 거의 없어 식용과 공업용으로 사용된다.
‘기계염’이라고도 불리우는 정제염은 바닷물을 전기로 분해해 염화나트륨만 얻어낸 것이다. 위생적일 수 있으나 염화나트륨의 순도가 99%이상으로 소금 중 가장 높으며 미네랄 성분은 거의 없다. 정제염에 글루탐산나트륨을 첨가한 것이 맛소금이다.
흔히 ‘꽃소금’이라고 하는 재제염은 천일염이나 암염 등을 정제수나 바다물로 녹여 불순물을 제거한 후 결정체로 만든 것이다. 제조과정에서 미네랄 성분 등이 제거돼 영양에 있어 천일염보다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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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은 사람에게 필요한 미네랄을 적절한 조합비로 함유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김치, 된장, 간장, 조미용 등)에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을 사용만 해도 미네랄 불균형으로 인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천일염은 별다른 정제과정을 거치지 않아 불순물이 많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목포대가 국내 5개 지역(전남·충남·전북·경기·인천)에서 생산된 202개의 천일염을 분석한 결과 중금속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아주 미미해 인체에 안전한 수준이었다.
천일염의 경우 외국산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국내 천일염의 미네랄 함유량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대 천일염연구센터가 질 좋은 소금을 생산한다고 알려진 세계 60여개 바다에서 난 천일염의 구성 성분을 비교한 결과 국내 천일염의 미네랄 함유량이 1만2천143㎎으로 가장 많았다. 비싸기로 소문난 프랑스 게랑드 지방 소금은 미네랄 함유량이 7천166㎎으로 국내보다 적었다.
또 고혈압의 주된 원인으로 나트륨 과다섭취를 주목해왔지만 최근 미네랄, 마그네슘, 섬유소 등의 부족도 원인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 조상들은 천일염을 볶아서 먹었는데 한국산 천일염에 열을 가하면 항산화력이 생기는 것이 최근에 밝혀졌다.
◇천일염의 다양한 효능=과거에는 소금을 의약품으로도 사용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소금을 달고, 짜며, 찬 것으로 독이 없다고 했다. 위와 명치 아픈 것을 치료하고, 담과 위장의 열을 내리게 하고 체한 것을 토하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예부터 소금은 해독, 살균, 지혈 효과가 있어 민간요법으로 활용됐다.
최근에는 과학적인 접근으로 천일염의 건강 기능성을 밝히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피부 재생과 아토피 치료 보조, 면역 기능, 당뇨, 노화 방지, 신장 기능 장애를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촌진흥청 시험 연구에서도 천일염이 중성지방 감소와 혈당 저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일염으로 제조한 김치와 된장에도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천일염이 단순한 음식 조미료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건강 기능성 소재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마그네슘을 비롯한 각종 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사해의 물은 염증성 피부 질환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 독일 킬대학 피부병리과는 소금 목욕을 통해 아토피 질환에 효과를 보이는지를 임상했다. 건조한 아토피 피부를 갖는 임상 지원자들에게 한 쪽 팔뚝은 5%의 소금을 탄 물에 다른 한 쪽 팔은 일반 수돗물에 15분간 담그게 했다. 이러한 임상은 소금욕이 피부 장벽 기능을 향상시킴은 물론, 수분을 공급하고 피부 거칠음과 염증을 완화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성인이되면 누구나 우려하는 고혈압에도 효과가 있다. 고혈압은 소금 과다 섭취의 문제가 아니라 염도(염화나트륨) 99%의 정제염을 섭취해 발생하는 문제다. 뉴옥의 코넬 대학병원 의학센터 락락크 박사 연구진에 의하면, 미국의 고혈압 환자 5천만명 가운데 30% 정도는 염분의 섭취를 줄일 필요가 있으나 그 이외의 70%의 환자는 염분 섭취를 줄이면 병세가 악화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었다. 또한 미국 포틀랜드 의과대학교수 레빗드 막 카론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연구진이 전 미국 1만3천72명의 식생활과 건강 상태를 연구한 결과, 고혈압은 소금의 과잉섭취가 아닌 칼슘 등 미네랄 섭취량의 부족 때문에 일어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식생활교육·개선 연계 천일염 소비 확대 박차”
김학렬 목포대 천일염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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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은 맛과 생산 환경, 복합 미네랄 덩어리로 우선 맛이 좋습니다. 외국산에 비해 비만의 주범인 염화나트륨 함량이 낮은 반면, 몸에 좋은 칼륨·마그네슘 함량이 높아 혈압을 낮추고 당뇨 예방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김학렬 목포대 교수는 “명품으로 통하는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도 맛으로 승부해 명성을 얻었다”며 “특히 생명이 살아 숨쉬는 갯벌에서 소금을 만드는 나라는 거의 없다”고 한국 천일염의 우수성을 극찬했다.
특히 전남산 천일염은 프랑스 등 양질의 갯벌을 가진 나라에서만 생산되는 소금으로, 희소성과 부가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전남산 천일염은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우수한 성분을 갖고 있어 발효를 주도하는 미생물이 꼭 필요로 하는 요소다”며 “천일염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갈수록 정제염에 비해 탁월하게 높은 미네랄 성분을 함유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남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양질의 갯벌에서 생산돼 희소성과 부가가치가 뛰어나면서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생산자들의 고급화 전략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고급 천일염과 일반 천일염을 동일시하는 탓에 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세계화를 위한 역점 과제로는 한식의 세계화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김치, 장류, 젓갈 등 한식의 기본 맛을 내는 발효 식품에는 천일염 사용이 필수적이다. 문화와 역사 등 전통 소금과 얽힌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천일염 세계화 및 명품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요구했다. 그는 “오는 26일부터 4일간 서울 COEX에서 ‘2015 소금박람회’가 열리는데 박람회를 통해 국산 갯벌천일염에 대한 인지도와 인식변화 등을 널리 알리겠다”며 “천일염 섭취에 대한 관심을 범정부 활동인 식생활교육 및 개선 활동으로 연계시켜 실질적인 천일염 소비확대가 가능 하도록 하겠다”고 확신했다.
/박연오 기자 yopark@kjdaily.com
박연오 기자 yopark@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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