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섬 제주에 돔박꼿이 활짝 피었다. 이 꽃은 무려 73년이라는 인고의 세월이 걸렸다.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의 붉은 피를 상징하는 동백은 제주에서는 ‘돔박꼿’이라 불리운다. 그동안 수없이 피고 졌지만 제주사람들의 시린 가슴 속에는 단 한 번도 피어날 수 없었던 돔박꼿, 그 꽃이 드디어 만개한 것이다. 도대체 1948년 4월3일 제주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제주 4·3을 가르쳐 “1948년 4월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과정에서 발생한 일련의 제주도민 학살사건이다.…2021-04-11 18:10

신안군 자은도에는 둔장미술관이 있다. 1970년대 전국에 새마을 운동 바람이 불어서 전국에 시멘트로 담장이 바뀌고 초가지붕도 개량하고 마을길을 닦을 때, 정부에서 내려온 시멘트로 동네청년들이 모여 해변의 자갈과 모래를 지게로 나르고, 동네 뒷산 소나무를 베어 직접 지은 건물이다. 둔장마을회관은 전국 최초의 마을 회관이었다고 한다. 마을 청년들의 손으로 만들어졌으나, 청년들은 섬을 떠나거나 늙어 50년의 흔적을 남긴 채 건물은 낡고 방치되어 흉물이 되었다. 신안 섬을 사랑하는 미술인들과 함께 박우량 신안군수는 신…2021-04-08 19:33

요맘때 나주 고향 집에 갈 때는 자주 광주천 주변 도로를 달린다. 광주시청 부근에서 극락교 사이 천변 도로가의 벚꽃을 보기 위해서이다. 비가 온 뒤이기는 하지만 지난 주말에도 천변 도로 주변의 벚꽃은 아름다웠다. 천변 및 영산강변은 벚꽃과 산책 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고향 마을 입구의 개나리꽃도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했다. 시골집에 도착하니 수선화가 주인을 반갑게 맞이해준다. 작약도 지난주보다 많이 자랐다. 살구나무도 꽃을 피우고 있다. 이곳저곳 천하가 온통 꽃밭이다. 몇몇 국가를 다녀 본 내 경험에 따르면 우…2021-04-07 19:23

다양한 사회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우문현답이란 우리들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의 준말이다. 오늘날 코로나19 이후 일자리를 잃어가는 비정규직, 자영업자 몰락, 청년실업 증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대학의 위축, 심화되는 교육격차와 빈부격차 등 국가와 사회가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할 수많은 문제들이 현존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과 분열의 문제를 직시해 희망이 있는 사회가 만들어 가는 데 집단지성의 힘이 필요하고 도덕성을 지닌 리더의 현장 문제해결 능력과 책임이라는 데에 아무도…2021-04-06 20:07

원자력발전소가 위치한 지역의 주민들과 자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원전에 대한 지역의 여론은 크게 갈려 있었다. 기성세대는 그래도 원전이 들어와 많은 지원도 받고 개발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궁벽한 바닷가 시골이 원전건설로 다른 시군보다 여유롭게 재정을 쓸 수 있게 되었고, 원전 관련 일거리나 일자리가 새로 생겨 덕을 본 지역민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젊은 층은 생각을 달리 한다. 대부분의 지역민이 농업과 수산업에 종사하는데 지역에서 생산한 먹거리의 안전문제가 언제 대두될지 걱정스럽고, 솔직히 거주민들의 안…2021-04-04 18:46

지난 3월24일 대검찰청은 대검예규를 개정해 같은 달 25일부터 별건수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대검은 별건수사를 ①검사가 직접수사 중인 사건(본건)의 피의자가 범한 다른 범죄 ②피의자의 배우자·직계 존비속이 범한 범죄 ③피의자 운영 법인의 임원이 저지른 범죄로 규정했다. 그리고 이러한 별건수사는 원칙적으로 본건 수사부서가 아닌 다른 수사부서에서 수사해야 하고 본건 수사부서에서 수사를 하기 위해서는 검찰총장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러한 방안이 나오게 된 것은 한명숙 전 총리 2차 뇌물사건과 관련…2021-04-01 19:39

지방 대학이 큰 위기에 처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대학가 괴담이 2021학년도 입시에서 현실이 됐다. ‘벚꽃 피는 순서’란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남부 지방 대학부터 신입생이 없어 망할 것이란 비유다. 괴담은 광주·전남 대학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특수 목적대 성격의 광주가톨릭대, 광주과학기술원, 광주교대 등을 제외한 모든 대학이 수시와 정시에서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대학교육협의회 자료에 의하면, 광주·전남에 있는 21개 대학(전문대 제외) 중 18개 대학이 추가 모집을 했다. 추가 모집 규모는 3천…2021-03-30 19:54

한 사회의 풍경은 사회 구성원이 믿고 따르는 가치에 따라 만들어진다. 그렇게 만들어진 풍경은 현실의 풍경에 그치지 않고 미래의 풍경으로 이어진다. 외면은 내면이 물질과 행동으로 드러난 것이기 때문에 풍경은 외면적인 동시에 내면적이다. 결국 우리가 사는 도시의 풍경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삶의 형상과 사건들은 우리의 생각과 가치체계의 풍경이다. 가치는 다양한 것이 좋지만, 언제나 그런 건 아니다. 춘추전국시대 500년 동안 전란이 끊이지 않았던 것은 제자백가의 존재 때문이기도 했다. 다양한 사상과 생각이 이익, 권…2021-03-28 18:49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한반도의 지정학적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그 변동성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형태와 무게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남북관계 역시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미국과 유럽이 힘을 모으고 이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는 신냉전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한반도의 운명이 남과 북의 뜻과 의지만으로 결정되지 못하는 참담함이 지금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자칫하면 6·25전쟁 이전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도 엄습해온다. 시작은 사드(THAAD)였다. 지금 우리에…2021-03-25 19:37

정국은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서 촉발돼 전국으로 확산된 공무원과 공직자들의 땅 투기 의혹으로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맞물려 요동치고 있다. 평범한 서민들은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치솟는 집값 상승, 보유세의 급등과 더불어 엎친데 덮친격으로 정부와 공공기관 공직자들의 땅 투기 바람으로 울분과 분노가 가득차고 내 집 마련의 꿈을 앗아간 허탈감에 빠져 있다. 특히 청년은 취업으로 저소득계층과 중산층은 소득 불평등으로 삶은 여전히 고달프다.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는 대선은 불평등 해소…2021-03-23 19:23

화창한 봄날이다. 정서적으로도 말랑말랑함이 느껴진다. 때문일까. 요즘 책읽기에 대해 생각이 많아졌다. 얼마 전, 전남도립도서관의 부름으로 ‘2021 올해의 책’ 도서 선정 작업을 도와준 일이 있다. 한 달여 제한된 시간 안에 산더미처럼 쌓인 도서들을 읽고 단 한 권의 책을 골라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물론 주최 측에서 나름의 잣대를 갖고 거르긴 했다지만, 심의 대상에 오른 책들은 적잖은 분량이어서 일단 중압감으로 다가왔다. 사람마다 삶의 결이 다르고 독서의 취향도 다를진대, 몇몇이 모여 불특정 다수에게 책 한 권을 …2021-03-22 18:58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가져온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인터넷, 휴대폰 등이다. 자동차는 1886년 벤츠 자동차의 창업자인 칼 벤츠(karl benz)가 내연기관을 적용해 만든 180cc, 0.77마력의 자동차인데 그 당시 이 자동차를 처음 본 사람들이 놀라 달아나기도 하고 경찰에 신고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고 한다. 1946년 미국에서 개발된 ‘에니악’이라는 컴퓨터도 길이가 24m 정도이고 엄청난 전기를 소모하며 고장도 잦았다고 한다. 휴대폰은 1970년대에 모토로라에서 처음 만들어져 급속하게 진화를 거듭한 끝에 지…2021-03-21 17:57

철학자 칸트의 말처럼 인간은 뒤틀린 목재일까? 미얀마 군부쿠데타 정권의 시민학살, LH 직원들의 부동산투기, 윤석열의 오만한 사퇴 선언, 역사를 왜곡하는 하버드 로스쿨교수 램지어, 끊임없이 이어지는 아동 여성 동물에 대한 폭력과 살해 사건 등 자주 접하는 불완전한 인간존재의 모습에 실망과 분노를 한다. 그러나 최근 카카오 김범수 의장과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 김봉진 의장을 보며 인간은 품격이 있는 도덕적 존재라는 위로를 얻는다. 김범수 의장의 5조원 기부 선언은 우리 사회에 던져주는 신선한 메시지였…2021-03-15 19:28

나는 독립했는가? 자문해 봤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독립했는가? 삼일절을 맞이하면서 102년 전, 3·1독립선언서를 다시 읽고 써 봤다. 쉽고 바르게 읽는 3·1독립선언서로 전문을 다시 보며 선조들의 품격 있는 삶의 태도와 평화의 정신이 깃든 문장에 감탄한다. 예언 같은 대목을 옮겨본다. 3·1독립선언서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이를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우리 후손이 민족 스스로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2021-03-11 20:05

인간을 인간답게 진화시키고 문화와 문명을 이뤄가는 데 손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인류가 손으로 불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최초의 혁명이었다. 각종 도구로 수렵 채집한 것을 손으로 불을 이용해 요리하고 다양한 맛과 향기를 느끼는 씹는 과정이 손-구강 안면 조직-뇌를 연결하는 인지혁명의 단초를 만들어 내었다. 손과 뇌는 근신경계로 연결돼 있다. 따라서 손의 사용은 뇌의 사용이다. 손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조상에 대한 예를 올리는 문화에서 부터 거대한 문명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간절하…2021-03-09 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