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회적 언어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습관처럼 말을 반 토막으로 쪼개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른바 상대의 기분 상태를 헤아리지 않고 내뱉는 ‘반말’이다. 사전학적 측면에서의 반말은 ‘말을 쪼갠다’라는 뜻 외에도‘말을 나눈다’, ‘말을 자른다’, ‘말을 가른다’, ‘말을 찢는다’, ‘말을 깐다’, ‘말을 놓는다’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반말 문화’가 근래 들어 정치권은 물론이거니와 사회의 전반에 걸쳐 고착된 것 같다. 언어는 자기 자신을 담아내는 그릇과도…2022-11-29 19:14

최근 자동차 접촉사고를 당한 직장동료 A씨의 사고처리 후일담이다. 앞에 주차했던 차량운전자의 황급한 후진으로 인한 충돌이었다. 앞쪽 차량의 범퍼에는 손상이 있었지만 A씨의 차량 앞쪽은 외관상 큰 파손이 없었다. 다친 곳이 없는지에 대한 물음이나 사과도 없었지만, A씨는 앞쪽 차량 운전자인 B씨의 연락처만 받고 헤어졌다. 급한 용무를 마친 A씨는 보험사에 간단히 사고신고를 마친 후 이 사실을 B씨에게 연락했다. 고의성 병원입원이나 높은 보험금 청구가능성에 대한 불안과 걱정 때문인지, B씨는 보험이 아닌 현금으로 사고를…2022-11-28 19:36

전남 화순 동면 복암리 일대 화순탄광이 석탄산업 사양화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2023년 말 폐광될 예정이다. 현재 매장 광량은 3천800만톤, 가채량은 1천900만톤으로 향후 20년 이상 가행이 가능하나 정부의 에너지 정책기조 변화에 따라 폐광이 결정됐다. 이로써 ‘산업전사’로 불리며 산업화의 일등공신으로 대접받아온 화순광업소는 1934년 석탄 생산을 시작한 지 90여 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 탄광을 둘러싼 근현대사 사건들 - 화순탄광이 문을 닫게 되면, 종사자와 지역경제에 적잖은 피해가 우려된다. 아울…2022-11-27 19:24

권력에게 언론은 불편하다. 손에 잘 잡히지도 않고 입안에 혀처럼 굴지도 않는다. 태도도 공손하지 않다. 권력 앞에 대부분 나긋나긋한데 언론은 예외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자유는 핵심적인 가치이다. 왜일까.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국민을 대신해서 질문하고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감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리 불편해도 언론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하고 누구든 언론의 질문에 성실히 답해야 할 책무가 있다. 주권자의 권한을 위임받은 공직자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2022-11-24 19:16

자고로 ‘3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라 했던가. 셋이서 길을 걷다보면 반드시 그 중에 나의 스승이 있다고 하였다. 여기서 스승이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그릇된 행동을 일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둘은 우리에게 귀감이 될 만한 모범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 그렇다. 양쪽 모두가 우리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첫 번째 그릇된 사람에게서는 나는 저런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반면교사를 삼아 배우는 것이요 두 번째 모범적인 삶을 사는 사람으로부터는 그를 본받겠다는 원력을 갖게 됨으로써 우리의 훌륭한 스승이 될 수 있…2022-11-22 19:36

며칠 전 여성기업인 한 분이 테크노파크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오래 전에 정부 혁신클러스터추진단장을 할 때 사람들이 클러스터가 뭐냐고 물어 설명했더니 몇 달 뒤 다시 만났을 때 그런데 그게 뭐라고 했지요 하던 우스운 기억이 난다. 전문적인 용어에 가까우니 일반인들이 알기 쉽지 않다. 한 달 뒤에 기억하기 쉽지 않을 테지만 테크노파크는 테크놀러지(Technology, 기술)와 파크(Park, 산업단지)의 합성어로 ‘기술산업단지’를 말하는 외래어다. 일반 기업들이 있는 산업단지와 다른 점은 대학이나 연구소의 고급두뇌와 기업의…2022-11-21 19:34

우리는 시(詩)가 잊혀진 시대에 살고 있다. 시가 망각의 늪에 유폐된 지는 까마득히 오래된 일이다. 벌써 40년 전 쯤이다. 1980년대 우리나라 문화권력의 한 축으로 일컬어지는 창비사는 창비시선 표지에 ‘시가 잊혀진 시대를 위해...’라는 절절한 문구로 독자들에게 시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자 했으니 말이다. 지금도 시는 여전히 가깝고도 먼 이방의 언어이다. 간혹 계절이 바뀔 즈음, 광주도심 안과병원 빌딩에 커다랗게 내걸리는 기발한 감성문구를 보면서 ‘아, 누가 이처럼 아름다운 표현을 생각해냈을까’라며 자석처럼 시의…2022-11-15 19:38

올해는 호랑이해다. 연초에 2년여의 코로나 팬데믹을 겪고 뭔가 희망을 갖고 한 해를 시작하면서 모든 기관과 단체는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으며, 호랑이가 될지 고양이가 될지 갈림길에 서 있다고 필자는 올해 첫 시론에 거재했다. 코로나19로 지쳐있는 전 세계의 지구인에게 2월24일 발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끝은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이로 인해 세계 물류와 천연자원의 공급망에 문제가 발생했고, 물가 상승으로 경제적 위기에 처한 나라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도 정권이 바뀌면서 하루가 멀다고 …2022-11-14 19:41

유럽인과 아시아인의 유전자에는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각각 1.7%와 1.8% 남아 있다.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의 조상 호모사피엔스를 계보가 다른 종으로 구분하지만, 유전자가 섞였다면 확연히 다른 종으로 구분하는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여러 종교에서 교리의 핵심적 전제로 언급하는 악마와 천사의 존재는 어떨까? 종교를 인정한다면 악마와 천사의 존재도 인정해야 하고, 인간과의 밀접한 관계도 인정해야 한다. 그걸 인정하고 나면 세상은 달리 보인다. 인간의 유전자에 천사와 악마의 유전자가 들어있을지도 모…2022-11-13 19:16

프랑스의 미술계와 오랜 우정을 나누며 유럽으로 해외 교류를 확장해 온 지역의 예술가 노정숙(사단법인 국제시각문화예술협회 대표)씨는 광주 미술과 유럽, 몽골 등 우리 지역과 대륙을 연결하는 예술 교차로다. 대면으로 국제교류가 어려웠던 지난 3년 동안 노정숙씨는 예술인들의 국제교류가 가능한 열린 사이트, ‘아트플랫폼 온’을 만들어 인터넷으로 지속적인 예술교류활동을 했다. 다양한 나라에서 예술가들이 관심있게 작업하는 주제로 온라인 전시를 이끌었으며 국제연대를 이어온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광주에서 ‘아트플…2022-11-10 19:24

“대도시만 생존하는 극점사회가 올 것이다.” ‘지방 소멸’이란 책을 써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마쓰다 히로야 주장이다. 소득의 양극화처럼 인구 감소로 농촌과 지방 중소도시는 쇠퇴하고 대도시만 성장하는 ‘지역의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란 말이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일본은 향후 30년 이내에 그런 현상에 직면할 거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더 극심한 지방소멸 위기를 겪을게 분명하다. 우리나라 총인구는 2020년을 정점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보다 많은 ‘인구의 데드크로스’가 나타났다. 전국 228개 시 군…2022-11-08 19:37

최근 여야 정치권은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을 계기로 친일 국방과 욱일기 논란으로 끝없는 정치적 공방에 빠져 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은 친일 국방과 욱일기 공격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충격적인 망언까지 한데 이어 식민사관이 아닌 역사적 사실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는 2019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자유무역과 글로벌 분업체계를 망가뜨린 일본의 수출 규…2022-11-07 19:39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마약문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수리남은 필자가 수사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사건이다. 수리남의 인기 덕분에 필자는 많은 언론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는 3년전 버닝썬 사건이 발생했을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는 물뽕(GHB)이 화두가 되었는데 GHB 역시 필자가 1998년 광주지검 강력부에 근무할 당시 최초로 적발을 해서 ‘물뽕’이라고 이름을 붙여준 마약이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필자는 우리나라의 마약문제가 심각하므로 범정부적인 종합대책을 수립해야 한다…2022-11-03 20:06

여순사건 발생 74년만에 민간 희생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추념식이 지난 10월19일 광양시에서 열렸다. 지난해 특별법 제정에 이어 ‘들어줄 이조차 없는 죽음과 같은 외로움’을 세상으로부터 처음으로 위로받는 순간이었다. 여순사건은 정부수립 직후 국가체제가 확립되기 전 분단과 좌우익 대립의 혼란 속에서 빚어진 비극적 사건으로 규정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1948년 10월19일 여수에 주둔한 제14연대가 정부로부터 ‘제주폭동을 진압하라’는 명령을 하달받고, 출항을 준비중 일부 군인들이 “우리의 동포를 죽일 수 없다…2022-11-01 19:28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3월 기준 대한민국 소멸위험지역은 113곳으로 전국 228개 시·군·구의 절반(49.6%)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중 전남과 경북은 각기 전국에서 가장 많은 16개 소멸지역이 지정돼 심각하다. 이에 대한 정책적 대안으로 정부는 최근 2022-2023년도 ‘지방소멸대응기금’ 배분금액을 결정했다. 이에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매년 정부출연금 1조원을 지원하고, 기초자치단체에 75%, 광역자치단체에 25%의 재원을 각각 배분한다고 한다. 인구감소지역에는 ‘22 23년 2년간 합쳐 최소 112억원이 지원되는 셈이다. 그…2022-10-31 19:43